에너지 준위가 높다는 것

짤은 제일 조와했던 세일러문 시리즈 작화 ㄷㄷ보석눈봐 ㄷㄷㄷ

제목은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서 아득하게 전에 배웠던 화학용어를 꺼내썼다. (ㅋㅋ)

 

상담사 선생님은 내가 에너지가 아주아주 넘치는 사람이라고 해주셨다.

호기심 많고, 잘 배우고, 서슴지 않고 무언가를 도전하는 게

아주 귀한 거라는 교과서같은 말씀이었다.

물론 내가 호작질하는걸 좋아하는 편이고, 그리고 들이는 시간에 비해서

결과물이 좋다는 건 나도 어느정도 인정하는 편이었는데

그걸 남한테 정형화된 말로 듣는건 또 색다르게 들렸다.

 

아무튼 그런 기질덕분에 우울감이 와도, 혹여 상담사님 도움이 없었더라도

충분히 잘 이겨냈을 사람이고, 이미 살아오면서 그런 경험이 많았으니

다음에 우울해지게 될때면 그런 경험을 떠올려보라고도 해주셨다.

 

너무 과대평가 해주시는거 아니냐고 답했는데

이건 내가 지내온 시간들이 증거기때문에 평가가 아니라 사실이라는 멋진 말도 해주셨고.

백수찐따 히키코모리로 살면서 해온 하찮(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따흑

 

이전에는 왜 상담사님이 말해준 것처럼 생각하지 못했냐면

나는 내가 가진 애매하고 넓은 취미와 호기심때문에

어떤걸 해도 끝판왕급으로 잘하진 못하고, 갓 프로가 된 아마추어같은 느낌의 결과물만 내놨으므로(ㅋㅋ)

뭔가 한 분야에서의 끝을 보지 못한 갈증이 항상 있었다. (직업으로 하고 있는 일은 별개로)

 

그리고 어딜가나 있는 남 무시해서 자존감 세우려는 사람들 때문에

그런 부분들, 그러니까 어떤 걸 해도 애매하게 잘하는 정도의 실력이

내 자존감을 적잖게 깎아먹고 있었다.

속상한 건 내가 그런 현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 속으로 곪아터지고 있었던 것…

친구가 봤으면 아이고 헛똑똑이라고 욕했겠다. ㅋㅋ

 

아무튼 나는 전보다는 튼튼하게 자존감이 세워지고 있다.

남과 비교하는것도 어쩔수 없고, 남의 무시와 폄하에 상처를 안받는 건 아니지만 (이런 사람은 있을수도 없고)

상처받는 시간이 아주아주 짧아지면서 오히려 결과적으로 내 상태에만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그래서 이 그림은 저번과 어떤게 바꼈지?

글자를 쓸 때 첫 획에서 손이 좀 덜 떨리나?

사진을 찍을 때 밀도와 밸런스, 조명을 좀더 욕심내게 되네?

 

이런 류의 변화들 같은 것.

이제서야 이런 걸 캐치해낸게 다행인지 너무 늦은건지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마가 꼈다고 마구마구 욕했던 지난 1년이었지만 ㅋㅋㅋ

동시에 나한테 제일 많이 관심가져줬던 1년이었지 싶다.

뭔가 지은이의 팔레트가 듣고싶어지는 일기였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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