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상담을 받기로 했냐면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부터 알아야 한다.

아주아주 당연한 말이고, 내 생활 방식, 일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인생에서 전혀 겪어본 적 없는

엄청난 스케일의 우울증이 왔을 때

나는 이것도 원인을 찾아보려고 했다.

 

근데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내가 생각했던 ‘아마 이것때문에 우울해 진거야’싶은 이유들이

너무…너무 같잖았다. 진짜 하찮았다.

(그래서 처음엔 생리전증후군을 의심하기도 했다.)

 

결국 나는

1. 내가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거나

2. 혹은 찾아낸 것들이 너무 하찮으므로, 이를 관통하는

근본적인 다른 원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과가 1이든 2든 내가 혼자 생각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으니

상담을 받기로 결정하게 됐다. 

 

상담 혹은 진료를 받으면 기록이 남을까봐 걱정하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그런 기록으로 내가 불이익을 받게 되면 

화를 내며 부당함에 맞서 싸울(ㅋㅋ) 싸움닭같은 성격이므로

기록이 남는 것에 부담감은 없었다.

 

오히려 걱정됐던 부분은,

다른 사람의 경험담을 보면 성격이 개차반인 상담사들도 많아서

갔다가 되려 상처만 입고 돌아온 경우도 많다던데

감사하게도 내가 만난 상담사분은 정말정말 좋은 분이었다.

 

처음 1,2주간은 내가 자라왔던 얘기들과 내 성격 등

전반적인 것에 대해서 파악하는 시간이었고

지금은 그래서 문제들을 일으킨 원인이 뭔지 차차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다.

 

 

상담을 받으면서 정말 좋은건

내 인생을 전체적으로 돌아보면서 인과관계를 짚어보는 과정이

의외로 많은 걸 발견하게 해준다는 것. (혹은 잊고있던걸 상기시키거나)

 

그 전까지 내가 안고있던 내 문제들이 두루뭉술하게 둥둥 떠다니는 상태였다면

지금은 그걸 형체화시켜서 내가 볼수 있는 곳에 잘 모아두는 느낌이다.

그래서 어떤 일이 생겨도 결국 ‘나’라는 컨트롤 타워가 

문제없이 그걸 받아들이고 잘 기능(function)하게 한다는 점.

그게 아주 좋다.

 

결국 이것도 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라

그 중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아직까진 재밌고. (ㅋㅋ)

상담을 받은건 내 인생에서 아주아주 잘한 일 중 하나가 될 거다.

 

오늘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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